오래된 불편함을 가진 회원님과 함께하며, 좋은 운동과 좋은 강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운동을 가르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은 강사는 회원을 언제까지 가르쳐야 할까요?
얼마 전, 1년 넘게 개인레슨을 함께한 회원님께서 이제 다른 운동도 조금씩 시작해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묘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제는 슬슬 필라테스 졸업을 준비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10년 넘게 이어진 허리 통증, 그리고 몸의 불편함
회원님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여러 가지 신체적 불편함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허리 통증은 10년이 넘었고, 왼쪽 정강이에 쥐가 나는 증상과 목·어깨의 불편감,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멍한 느낌도 5년 이상 지속되었다고 하셨어요.
척추측만도 뚜렷했습니다.
여러 불편함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만큼 운동을 시작하면서 살펴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자신의 척추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인지하는 것이었죠.
제가 설명하는 움직임과 회원님이 실제로 느끼는 움직임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분명 움직이고 있지만 스스로 그 움직임을 느끼지 못하기도 했고, 충분히 움직였다고 생각하셨지만 실제 움직임은 크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 역시 고민이 많아졌어요.
'이 움직임을 어떻게 설명해야 조금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까?'
'지금 필요한 것은 근력일까, 가동성일까, 아니면 자신의 움직임을 느껴보는 경험일까?'
운동 방법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과 그 운동을 회원님에게 잘 전달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니까요.
척추측만이 있는 회원에게 '바르게 움직이세요'라는 말은 충분할까요?
척추측만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척추의 형태와 움직임의 특성, 근력, 관절 가동범위, 통증 경험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척추측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어떤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회원님 역시 단순히 자세를 바로잡는 것보다 자신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과정이 중요했어요.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인데, 회원님은 그 움직임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워하실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동작의 난이도를 낮추기도 하고, 같은 움직임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새로운 운동을 추가하기보다 이미 하고 있는 움직임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필요했어요.
운동을 잘 수행하는 것보다, 내가 지금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먼저일 때도 있습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강사인 저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었죠.
1년이 넘는 시간, 변화는 조금씩 찾아왔습니다.
처음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어요.
오랫동안 이어져 온 불편함이 있었던 만큼 회원님의 몸 상태를 살피며 꾸준히 운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어요.
회원님은 오랫동안 불편했던 허리가 점차 편안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왼쪽 정강이에 쥐가 나는 증상과 목·어깨의 불편감도 이전보다 줄어들었고,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다고 표현하셨던 느낌 역시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어요.
물론 이러한 변화가 모두 필라테스 하나만으로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움직임을 연습해 온 과정에서 회원님이 경험하신 변화는 분명 의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저는 단순히 불편함이 줄어든 것만큼이나 또 다른 변화가 반가웠습니다.
회원님이 자신의 몸을 조금씩 이해하고, 움직임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었죠.
통증을 줄이기 위한 운동에서, 하고 싶은 운동으로
최근 회원님은 다른 운동에도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셨어요.
처음에는 몸의 불편함 때문에 운동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운동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저는 이 변화가 참 좋았습니다.
우리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프지 않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근력을 기르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내 몸으로 하고 싶은 일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어떤 사람에게는 오래 걷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여행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는 일이 그 목표가 될 수 있겠죠.
이번 회원님에게는 이제 새로운 운동을 시작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사실이 저는 참 뿌듯했어요.
회원이 필라테스를 졸업한다는 것
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회원님이 오래 함께해 주시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강사로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돼요.
회원님이 언제까지나 저의 설명을 필요로 해야 할까요?
강사가 없으면 자신의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좋은 운동의 결과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필라테스가 좋아서 오래 지속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에요.
하지만 회원님이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움직임을 조절하고, 새로운 활동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것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님이 저를 계속 필요로 하는 것보다, 언젠가는 저 없이도 잘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좋은 운동 교육의 한 모습인지도 모르겠어요.
결국 강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이번 회원님을 지도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강사의 역할은 단순히 운동 동작을 알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요.
회원이 어떤 움직임을 어려워하는지 관찰하고, 왜 어려워하는지 고민하고, 알고 있는 지식과 운동 방법을 그 사람에게 맞게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계획했던 시퀀스를 바꾸기도 하고, 운동보다 대화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도 해요.
그 과정이 언제나 정답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회원님의 몸을 하나의 정해진 기준에 맞추기보다, 그 사람이 가진 움직임의 특성과 현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겠죠.
저는 앞으로도 그런 강사이고 싶습니다.
운동을 잘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사람이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사람.
1년 넘게 함께해 온 회원님은 이제 필라테스 졸업을 준비하고 계세요.
어떤 운동을 새롭게 시작하실지는 아직 모르지만, 앞으로의 움직임이 기대됩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도 한 사람의 변화를 통해 배웁니다.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지.
좋은 강사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아직도 고민할 것이 참 많아요.
그래서 이 일이 여전히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몸의 변화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오랫동안 불편함을 경험해 왔다면 운동을 시작하는 일 자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방법과 속도로 운동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고, 가능한 움직임부터 조금씩 경험해 보는 것도 하나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회원 개개인의 움직임과 일상적인 불편함을 관찰하며, 각자의 상태와 목표에 맞는 레슨을 고민하는 강사입니다.
*이 글은 실제 개인레슨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한 기록이며, 개인의 운동 경험과 변화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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