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 허리가 쑤셔요.”
회원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때가 있습니다.
“선생님, 오늘 허리가 불편하네요.”
이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허리로 갑니다.
어디가 아픈지, 언제부터 불편했는지, 어떤 동작에서 더 아픈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허리만 쳐다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몸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곳이 항상 문제의 시작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아픈 곳은 진짜 가해자가 아니라 다른 곳이 일을 안 해서 대신 버티고 있는 피해자일 때가 많습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허리만 계속 풀고, 허리만 계속 주무르고, 허리만 계속 움직이게 하면 잠깐은 시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 전체의 역할 분담이 바뀌지 않으면 같은 불편감은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통증 부위는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몸은 하나의 부위만 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등이 움직이고, 갈비뼈가 움직이고, 골반이 움직이고, 고관절이 움직이고, 그 흐름 안에서 허리도 함께 움직입니다.
그런데 어느 한 곳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다른 부위가 대신 일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몸이 어떻게든 버텨냅니다.
하지만 그 보상이 반복되면 한 부위에 부담이 쌓이고, 결국 통증으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등이 굳어 흉추가 충분히 움직이지 않으면, 몸은 필요한 움직임을 다른 곳에서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이때 허리가 대신 더 많이 꺾이거나, 더 많이 회전하거나, 더 많이 버티게 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허리가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등이 움직이지 않아서 허리가 과하게 일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허리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골반 또는 흉추가 잘 움직이지 않으면 허리가 대신 일합니다.
허리 통증을 볼 때는 골반 또는 흉추의 움직임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둘의 움직임이 잘 나오지 않으면, 몸은 허리에서 더 많은 움직임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실제 레슨에서도 회원님은 허리가 아프다고 느끼지만, 전체적인 몸을 살펴보면 골반 또는 흉추가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를 자주 만납니다.
고관절이 잘 접히지 않아서 허리가 대신 굽혀지고, 골반 또는 흉추가 움직이지 않아서 허리가 대신 비틀리며, 복부와 엉덩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허리가 계속 버티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런 몸에서는 허리를 억지로 풀어주기보다 먼저 물어봐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누가 일을 안 해서 이 부위가 고통 받고 있는가?”
이 질문을 해야 레슨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아픈 곳을 바로 주무르기 전에 봐야 할 것.
회원이 허리가 불편하다고 말하면, 먼저 통증 자체는 확인해야 합니다.
어디가 불편한지. 언제부터 불편했는지. 어떤 동작에서 더 예민해지는지.
이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레슨의 시야가 좁아집니다.
허리가 아픈 회원을 볼 때는 허리 주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허리가 대신 일을 하게 만든 조건을 함께 봐야 합니다.
- 이 허리는 정말 문제를 만든 부위일까. 아니면 다른 곳을 대신해서 버티고 있는 걸까.
- 등은 움직여야 할 만큼 움직이고 있을까.
- 갈비뼈는 호흡에 맞춰 열리고 닫히고 있을까.
- 골반과 고관절은 방향 전환을 도와주고 있을까.
- 호흡과 복부는 허리를 지지해주고 있을까.
이 질문들이 쌓이면 레슨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허리를 더 세게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허리가 혼자 떠안고 있던 일을 다른 부위와 다시 나누게 만드는 쪽으로 레슨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있는 곳만 따라가면 몸은 조각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연결을 따라가면, 왜 그 부위가 힘들어졌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몸을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바라보기.
몸을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한 톱니가 멈추면, 옆에 있는 톱니가 더 많이 돌아갑니다. 처음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많이 돌아간 쪽에서 먼저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몸도 비슷합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허리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등이나 골반, 고관절처럼 함께 움직여야 할 부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허리가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됩니다.
이때 허리는 문제를 만든 부위라기보다, 멈춘 곳을 대신해 버티고 있던 부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라테스 강사는 통증이 드러난 부위를 보면서도, 그 통증이 만들어진 움직임의 흐름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뉴로아로마필라테스 안내•








